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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03] 매산리 처녀비행 - 한마리 새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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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12월 3일 매산리
특전훈련소 매산리 활공장이 어디쯤인지도 모른채 합류하기 위해서 양재역 7번 출구 에서 함께할 패러러브 회원님들을 만났다. 지난주 잠원 강변에서 지상훈련 을 하고 이번이 두번째 참가인 셈이다. 매산리 활공장은 성남의 모란시장을 좌로 한채로 3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광주에서 용인 방향으로 가다보면 매산리 시가지 좌측으로 위치해 있다. 벌써 꽤나 많은 동호인들이 와 있었지만 다른 계절에 비하면 많지 않은 인원들이라 한다. 어렵사리 부대의 허락을 얻어서 입장을 하고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남동쪽 방향에 닦여진 터들이 보였다. 70미터, 300미터, 500미터에 활공 장소가 있고, 그 아래로 제일 낮은 곳이 50미터에도 있단다. 초보자이기에 오전에는 지상 훈련을 했다. 초보가 아닌 선배 회원님들은 300미터 고지로 올라가서 패러글라이더로 잘들 내려온다. 이미 하늘에는 많은 인조새들이 활공하고 있고, 70미터 활공장에서도 날아 오르는 크다 란 새들이 쉬임없이 꾸준했다. 이윽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초짜 네 사람도 70미터 활공장에서 소위 말하는 처녀 비행을 하기로 했다. 그전에 대샵님이 먼저 활공장으로 올라 가서 공기의 흐름을 알아 보기 위해서 첫 비행을 시도 했다. 그러나, 밑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니 몇 번의 시도에도 날아 오르지 못한다. 오잉~! 왜 그럴까? 점심시간을 지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바람이 많이 세차져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엔 알맞은 기상 상태가 아니란다. 바람 때문에 제대로 기체를 올릴 수 가 없을 정도였다. 안전이 우선이기에 바람이 약해 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가 허다하단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밖에는... 한참을 기다려도 바람이 잠잠해지질 않았다. 조금 아래 50미터 활공장 쪽 에서는 몇 몇이 날아 오르고 있다. 우린 그곳을 이용하기로 하고 자리를 옮겼다. 기체를 펼치고 준비하고 초보들의 비행이 시작되었다. 위에서는 대샵님이 살펴주고 착륙장에서는 유교관님이 무전기로 이끌어 준다. 나의 차례가 되었고 지상훈련 때와 같이 뛰어 나갔다. 남들도 다 하는데, 뭐 어려울게 있을랴고... 무전기를 조금이라도 더 잘 들을려고 귀밑 가까이에 설치를 했건만...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무전기 말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 사이에 세찬 바람에 의해 기체는 자꾸 좌측으로 밀려난다. 착륙장은 오른쪽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있건만, 자꾸만 밀려나는 것이다. 음~ 말은 잘 알아 들을 수가 없지만 오른쪽으로 가야할 터이니 분명 오른쪽 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깨까지인지 만세인지 가슴까지인지를 또 알 수가 없다. 어쨌던 약간의 방향을 바꾸었고 기체가 오른쪽으로 향했다. 기체는 점점 내려오고 갑작스런 외침이 들려온다. 차렷! 이었던가...? 차렷을 하는 순간 기체가 갑자기 쑤욱~ 떨어진다. 넘어지진 않았지만 뭔가 잘못된 모양이었다. 나중에 유교관님의 말씀으로는 세번째 차렷!을 외쳤을 때 유연하게 해야했을 자세를 급작스럽게 하면 그렇게 된단다. 조심해야지. 그리고, 처음 비행땐 70% 정도는 무전기 소리를 잘 못듣는단다. 바람 소리 에 더 민감하게 귀를 귀울여서 무전기 소리를 못듣는다나 어쩐다나... 다~ 경험이 쌓이면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잘 듣게 된다니 경험의 중요함이 롤세... 두번째 비행 때도 정해진 착륙장에는 착륙하지 못하고 첫번째와 비슷한 곳 에 착륙했다. 처음보다는 무전기 말소리가 잘들렸다. 그러나 어깨까지와 가슴까지 또는 조금더의 조절 폭을 세심하게 잘 못했던 것 같았다. 담엔 좀 더 잘해지겠지 하는 마음을 다짐하고, 지상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녀비행이 낮은 곳에서 이륙해서 였겠지만 아찔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인공적인 동력없이 이렇게 높이 또 오랫동안 날아본적은 없기에 묘한 희열이 있었다. 처음의 비행이기에 그 기분을 고이 간직하고, 다음엔 열심히 안전하게 가르침에 잘 따르는 것으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첫째의 취미가 바둑이었고 그 다음엔 등산으로 이어져서 자주 산을 오르내리고는 있지만 이제는 패러글라이딩으로 바꾸어야 할 시점 이 온것 같다. 매주 시간을 내기는 어렵지만 가능하면 동호회의 모임에 참 여하여 함께하고 싶다. 처음 가입하고 참여할 땐 나이 때문에 왕따나 당하지 않을까 우려섞인 걱정 도 했었지만 패러러브 회원님들과 교관님을 만나고 보니 더없이 편하고 친근하고 정말 몇 십년을 함께해온 친구이상의 가족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른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동호회라 여겨진다. 앞으로 좀더 열심히 지상훈련을 거쳐서 더 높이 더 오래 하늘에 남고 싶다. 전문가이길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도의 기능은 아니더라도 만일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들은 착실히 그 기초를 닦고 싶다.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유교관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500고지 정상 하늘엔 몇 몇 기체가 봉우리를 가운데 두고서 마치 매처럼 맴을 돌고 있다. 그 사이에 하나 둘 종이비행기가 함께 하는 것도 보인다. 저렇게 큰 새는 아직 보질 못했다. 나도 큰 새가 될 그날을 그려보면서 매산리 활공장을 뒤로 했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불그스레한 석양이 아름다움을 더해 축하해주는듯 하다. 매산리 활공장에서 처녀비행을 마치고... 2000.12.03 dalln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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