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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유산행/옛 산행후기

설악산 용아장성 (2000.06.03~04)

by 고산마루(다올) 201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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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1708m),용아장성

산행테마

 릿지산행 (산행길잡이: 미래산악회)

소  재 지

 강원 속초, 인제, 양양

산행일자

 2000.06.03(토) 22:00~ 06.04(무박2일) 날씨: 맑음

산행코스

 오색-설악산 대청봉-봉정암-용아장성-수렴동대피소-백담사

상세일정

  • 6/3 22:20  지하철 4호선 노원역 출발
  • 6/4 02:38  오색 도착
  • 02:50  산행시작
  • 03:30  제1쉼터
  • 04:10  설악폭포
  • 04:58  제2쉼터(1.3km 전)
  • 05:50  대청봉(휴식)
  • 06:55  소청산장 도착
  • 07:20  아침식사후 출발
  • 07:38  봉정암
  • 07:55  용아장성을 향해 출발
  • 15:10  수렴동대피소
  • 15:25  휴식후 출발
  • 16:35  백담사
  • 17:55  버스 타는 곳
  • 18:10  용대리
  • 19:40  휴식후 출발
  • 6/5 01:00  노원역 도착

산행후기

        ♣해금 첫 일요일의 용아장성 ♣

     ▲ 오색으로

  설악산 산불방지 산행금지가 끝나고 첫 일요일인 6월 4일에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용아장성 산행을 위해서 전문 안내산악회를 찾아서 함께 하기로 했다.

  작년 10월말에 가기로 했다가 조모상으로 가지 못하게 되어서 항상그리운 산행지로 남아 있던 참이었다. 결국 작년엔 함께 산행하기로했던 분들이 용아장성 산행을 포기하고 구곡담계곡 산행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그때 못한 산행을 이번에 함께하고자 3명이 더 동행하게 되었다. shm, pcg, pcg 2세.

  노원역에서 출발하는 차량이 3대나 된다. 120~30명은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과연 용아장성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일었다가 용아장성조와 구곡담계곡조로 나뉘어 산행한다는 말에 약간은 안심이 되었지만 안내자의 말에 이거 잘못하다간 구곡담계곡조가 되고 말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출발지에서 4시간 30분 안에 소청산장에 도착하는 사람에 한해서 용아장성 산행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오색에서 대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도 모르겠는데...

  차가 출발하여 중간에 홍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는 동안 주차되어 있는 관광버스들의 산행지 표지 [용아장성]이란 글귀가 유난히 많은 것이 눈에 거슬렀다. 산행금지가 풀리니 이렇듯 많은 산행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는 것인가?

  오색에 당도하니 이미 다른 산행팀이 입산을 시작하고 있었다. 준비한 후래쉬에 의지하며 시끌벅적한 산행을 시작하였다. 원래 3시가 되어야 산행 입장이 된다지만 조금 빨리도 허락이 된 것이다.

   ▲ 대청봉 오르기

  대청봉으로 오르는 길은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길이었고, 금방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 내렸다. pcg는 아들에게 계속 빨리 오르라고 종용하고 다그친다. 높은 산이 처음이라는 데 왜 그리도 험하게 다그치는지... 아마도 시간이 늦어져서 우리들 모두에게 피해를 줄까봐서 일 것이다. 4시간 반 안에 소청산장까지 가야하므로...

  설악폭포 가까이에 다다르니 어둠이 더하고 앞에는 일행이 보이질 않는다. 걸음을 더빨리 뛰듯이 하니 조금 뒤에 따라오던 어떤 여자분이 "아저씨 같이가요! 무서워요~~~~~!" 할 수 없이 기다렸다. 아~ 빨리 올라가야 하는데... 역시 남자는 여자에겐 약해...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예전에 산행하지 않은 곳이라 알 수가 있어야지.

  5시께가 되니 이젠 후래쉬가 필요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하늘이 훤하게 다가오고, 시원한 바람도 간간이 불어온다. 시간상 대청봉에서 해돋이는 못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리가 갑자기 이상해져 온다. 자꾸 쥐가 날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다간 원하는 산행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럴 수는 없지...

  계단으로 오르는 것보다는 갓길 경사진 곳을 찾아 걸으며 다리를 주무르면서 대청봉에 다다르니 꽤 많은 산행객이 기념촬영하느라 분주하다. 중청산장을 거쳐서 소청에 다다르는 길은 낯이 익다. 소청산장에 도착하니 이번 산행에 함께한 10여명이 벌써 아침식사를 끝낸듯 하다. 빨리 아침식사를 하고 봉정암으로 향하였다. 이미 많이 빈 수통 2개에 물을 가득 채우고 용아장성조에 합류했다. pcg 1세는 구곡담계곡조로 가고.

   ▲ 용아장성

  봉정암에서 좌측길을 따라서 가니 가파른 내리막 길이 나왔다. 이제부터 용아장성 산행이 시작되는가 보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서 조금가니 20여미터의 높다란 바위벽이 버티고 섰다. 여기가 봉정암에서 산행을 시작할 때 로프가 필요한 곳이라고 하는 곳인가?

  용아장성의 바위는 모두가 노년기에 들었는지 곰보처럼 우둘투둘 릿지화가 바위에 착착 들어 붙고, 손 잡을 수 있는 곳이 쉬이 많다. 출발한지 30여분 지났는 데, 벌써 수렴동쪽에서 오는 이들과 만난다. 언제 출발했기에 벌써 여기까지 왔다는 말인가? 날씨는 화창하고 주변좌우로 펼쳐진 암벽경관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작년 7월에 마등령쪽 공룡의 꼬리쪽에서 시작하여 산행을 한적이 있기 때문에 이젠 용의 머리를 지나서 용의 이빨 속으로 들어가는 산행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날씨예보에서 비가 올 수도 있다는 예보를 들은 것 같은데, 이리도 날씨가 화창하니 하느님이 보우하사.

  약 2시간을 넘게 지나니 산행한 거리로 보아서 거의 산행을 다한 것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느낌일 뿐이지... 점점 반대편쪽에서 오는 산행객과 부닥치는 일이 잦아지고, 기다리는 시간 또한 자꾸 늘어간다. 좌우로는 절벽이고 현기증이라도 나서 옆으로 쓰러지기라도 하면 이건 몇 바늘 꿰매는 것으로는 어림없을성 싶다. 공룡이빨 속에서 악어새 마냥 되느냐 아니면 먹이가 되느냐 하는 것은 부지불식간이겠지...

  햇볕이 머리 위에서 작열하고, 자꾸만 물이 켜인다. 더위에 짜증도 나는 것 같다. 바위 내리막에서 못가겠다고 <대장님~~~!(숨 넘어가게 찾대~>을 연신 찾는 여자분들을 보면 더 짜증이 나는 것 같다. 작년 7월에 공룡능선을 산행할 때의 추위가 떠올라 몇 가지 여벌 옷을 더 준비했더니 배낭도 괜히 무겁게 해서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에 하나를 위해서 라지만...

  몇 몇 산악회가 어울려 진행해 가면서 보니, 딱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몸매를 뽐내는 미시족, 더우더나 샌달성 슬리퍼까지 신고서 감히도 용아장성 산행을 하다니... 뒤따르면서 몸매 감상은 눈요기감이어서 꼴볼견이지만 즐거움도 선사해 주네. 운동화 신고 산행하는 이는 또 얼마나 많든가. 가이드를 앞세우고 더듬더듬 산행하시는 할아버지, 평생 언제 와보겠습니까? 대단하신 열정에 고개가 숙여지고... 단지 뛰따라 가면서 시간이 늦어짐이 고생스러웠지만...

  시간은 꽤나 흘렀고, 함께 한 pcg, shm는 다음에 수렴동대피소에서 역으로 산행하는 산행을 한 번은 더해야지~ 하며 낄낄대기도 하며 모두들 기분이 짱이었다. 정말 잘 왔다는 의견일치로...

  그러나, 저기 멀리 보이는 곳만 가면 이젠 개구멍이 나오겠지... 하는 기다림이 자꾸만 깨지다 보니 작열하는 태양과 함께 짜증을 동반했다. 걷기가 싫어졌다. 머리는 뜨겁고, 자꾸만 왼쪽편 구곡담계곡, 수렴동계곡에 눈길이 가고 그리워진다. 팥빙수가 먹고 싶다. 5천원해도 먹겠는데... 아니 만원이라 해도 먹겠는데...

  어느 곳에 다다르니 아무리 기다려도 도무지 진행이 되질 않는다. 바로 개구멍이란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이 아래쪽에서 마딱뜨려져서 무한정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사람에게 수렴동 대피소까지는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보니 엥? 2시간 반정도면 간다고?. 아니~ 개구멍만 지나면 이젠 차가운 계곡물에 발담그고 물장구 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직도라니... 기다리는 시간 포함해서 이겠지.

  겨우 1시간 반 남짓 걸려서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우리 일행 바로 앞에 미투리산악회에서 온 일행의 끝이 있었다. 얄미운 사람들! 로프를 걸었다가 바로 우리 앞에서 풀어서는 가버리고를 몇 번이나 했던가 그런데 미래산악회 안내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누군가 무전기(?)로 연락을 받는다. 어느 누가 사고가 났단다. 몇 바늘 꿰매는 사고인지 나무코트가 필요한 사고인지 알 수가 없이 주변 사람들의 눈에서들 두려움의 그림자를 남겼다. 개구멍 바위 차례를 기다리느라 아래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 계곡쪽으로 꽈과꽝~~~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고 났는가 웅성웅성 거리며 저마다 깊숙한 골짜기 아랫쪽으로 얼굴들을 내밀기에 사고인지 바위 구르는 소리인지는 몰라도 침착들 하시라고요...

  개구멍 바위벽에 녹색 쇠판이 있고, 이런 글귀가 쇠판에 적혀 있다.  정확한 글귀인지는... 녹색 칠이 벗겨지고 희미해서리...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산 듯

       그대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어 용아의 웃음 위에

       함빡 피어난 가을 꽃의 향기처럼 스러진

       우리의 산친구 김문환이여 하루종일

       솔향기 퍼서 날으는 설악의 바람과

       함께 자유로이 춤출 그대의 넋이여>

                     198?. ?. ?

                     A.C YODEL

  개구멍을 지나 조금 아래 꼭 사람 옆 얼굴을 한 바위(고 이옥임 바위) 위에 비석이 동구르 하나 있다.

       <우리의 사랑하는 친우

        산이 좋아 여기 용아에서 잠든다.

        산을 찾는 모든이들이여

        친구되게 하소서>

                     경기연맹 평택 맨산악회

                     1990년 8월 4일

  조심해야지... 봉정암쪽보다는 수렴동쪽이 좀더 위험스런 코스가 많다. 이젠 바위 오르는 것이 지겨워졌다. 너무 힘들고, 다시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한다. 정말 오르는 길이 너무 싫어졌다. 가능하면 우회길을가고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식수는 동이 났고, 아직 점심도 먹지 못했지만 먹고 싶지도 않고, 자꾸만 물만 먹고 싶다. 아~ 팥빙수 한 그릇에 2만원이라도 사먹을텐데... 누가 여기서 팥빙수 장사하면 떼 돈 벌텐데... pcg왈- 팥빙수 공장을 여기다 하나 차려 버려!

  이젠 다시는 용아 오고싶지 않다. 처음 시작할땐 다시 역으로 오르는 산행을 한 번더 해야지 하던 생각이 이젠 오고싶지 않음으로 바뀌어 버렸다. 공룡능선 타고 중청산장 오를 때에도 다시는 오고싶지 않다는 말을 했었더랬지. 봉정암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수렴동대피소 쪽에서 산행하는 것이 더 힘든 코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수렴동대피소에 다다르니 왁자지껄하다. 캔맥을 하나씩 단숨에 비우고, 계곡물에 발담그고 물 장구치고... 너무 비싸다.(캔 맥 3000원, 캔 음료 2000원) 하기야 팥빙수는 2만원인데. 수렴동대피소쪽 용아장성 초입엔 <등산로 아님>이라고 적혀서 떡하니 버티고 있다.

   ▲ 용대리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백담사로 향하는 길이 너무나 힘들었다. 배낭은  아직도 무겁고, 오르는 언덕 길은 너무나 싫고... 용대리로 나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선 백담사에서 3km를 더 걸어 나가야 했다. 백담사 버꺼지들이 백담사까지 버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서 그렇다나 어쩠다나... 나쁜 세이들...

  다시는 백담사쪽으론 안와야지... 설악산도 당분간은 안와야지... 올 여름까진 산행도 이젠 안해야지... 계곡에서 발 담그고 노는 것이라면 몰라도...(나와 shm 생각)

  용대리에 내려와서 알아보니 용아장성에서 사고난 사람은 발목을 분지르고 헬기 타고 디게 빨리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튼 우리는 용아장성 산행을 무사히... 근데 언제 반대코스 용아장성 코스를 타보노!

  2000년 6월 7일  박계수[다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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